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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6월 24일 세브란스 유튜브에 업로드 된 '민윤기 치료센터' 영상의 김일중 아나운서님과 천근아 교수님의 대화 전체 텍스트입니다.

오피셜 영상: https://youtu.be/wUuBrkQRAQ0






김일중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나운서 김일중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세브란스병원에 새로 세워지는 '민윤기 치료센터' 이야기인데요. 이곳에서는 발달장애, 특히 자폐스텍트럼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아주 특별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특별한 치료의 중심에는 저도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 인연을 맺고 있고 존경하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제 옆에 계시네요, 천근아 교수님 반갑습니다.

천근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천근아라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김일중 아나운서와 오랜만에 만나게 돼서 너무 감회가 새롭습니다. 

김일중: 맞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저희 둘은 <EBS 부모>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1년여간 함께 방송을 했는데요. 이렇게 특별한 자리에 함께하게 돼서 저 역시도 굉장히 영광이고 또 저를 강력 추천해 주셨다고요.

천근아: 정말 강력하게 추천을 했어요. 1년 동안 저희가 <EBS 부모>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특히 자폐 환자들도 정말 많이 다뤘었거든요. 방송에서 그때의 경험이 너무 생각나서 특별히 김일중 아나운서를 제가 고집을 했습니다. 

김일중: 정말 영광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가 정말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근아: '민윤기 치료센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 센터는 사실 제가 오랜 신간 동안 상당히 마음속에 꼭 간직하고 있던 꿈을 이루는 그런 기적 같은 센터입니다. 그래서 그 시작을 꼭 '김일중 아나운서와 함께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모시게 됐습니다. 

김일중: 특히나 교수님의 오랜 꿈이 담긴 공간이라는 이야기 저도 들었거든요. 

천근아: "세브란스병원에 자립 프로그램을 세팅하고 떠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라고 말씀드렸던 것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자폐스펙스럼장애 아동이) 병원에서 성장을 해서 성인이 되는데 부모님들은 "이제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돼요?" "우리 아이 저 없이 살아갈 수 있어요?" "무슨 직업을 가져야 되나요?" "우리 아이를 써주는 데가 있을까요?" 그런 질문들을 받을 때 저도 많이 안타까워서 우리 병원에도 '직업 재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은 애들이 우리 병원에서 자립적으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그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늘 갖고 있었거든요. 바로 세브란스병원에 '민윤기 치료센터'와 그리고 'MIND 프로그램'이 아마도 저의 오랜 간직했던 꿈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조심스럽게 기대를 합니다. 

김일중: 그렇군요. 부모님들의 간절한 바람, 거기에 교수님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하니까 단순한 치료센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민윤기 치료센터'가 어떤 곳인지 자세히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치료가 이루어지나요?

천근아: 이 센터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 씨께서 재정적 후원과 재능 기부를 해 주신 덕분에 만들어진 곳입니다. 여기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활용해서 사회성 훈련을 진행하고요. 그와 더불어서 자립을 위한 직업 재활 프로그램까지 통합적으로 운영을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자기감정이나 언어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아이들조차도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표현을 할 수 있고 또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그런 취지를 갖고 있는 센터인 것이죠. 

김일중: 그렇군요. 아주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치료센터였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 발달장애라는 용어는 이제 좀 익숙합니다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실제로 어떤 장애를 말하는지 자세히 알고 계신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발달장애는 무엇인지, 또 그 중에 많이 알려져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천근아: 발달장애 속에는 언어가 늦은 아이도 있을 수 있고 운동발달이 늦은 아이도 있고 또 정서발달, 인지발달 그리고 사회성 발달 이렇게 늦은 아이들이 다 포괄적으로 내포된 의미인데요. 사실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그중에서도 사회성이 떨어져 있는, 그것도 질적으로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자폐스펙트럼장애로 명명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과 국가 기관에서조차 자폐라는 용어가 주는 약간의 편견적인 느낌 때문인지 "우리 아이가 자폐예요"라고 말하지 않고 보통은 "발달장애예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발달장애가 마치 관용적으로 쓰이고는 있지만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라는 거를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고 저는 자폐라는 용어를 쓰는 데 꺼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전문가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자페스펙트럼장애라고 많은 사람들이 직접 불렀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는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특이한 관심사나 반복적인 행동들이 있다라는 게 특징 중의 하나가 되겠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아직까지 너무 불행하게도 현대의학에서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기 발견에서 조기 개입을 하는 게 가장 예후를 좋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장애예요. 그러다 보니 저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국가 과제를 통해서 조기 개입하고 조기 발견을 할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이나 조기 선별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죠.

김일중: 이렇게 교수님 설명을 듣다 보니까 그렇다면 이 '민윤기 치료센터'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 건가요?

천근아: 스펙트럼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아이들이 매우 중증도가 다양하고, 연령별고 증상이 변해가요. 남녀가 다르고 처해 있는 환경과 어떤 부모 밑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맞춤식 치료적 접근을 해야 돼요. 그것을 바로 개별 맞춤 통합적 접근이라고 합니다. '민윤기 치료센터'에서는 후원자의, 기부자의 취지에 맞게 음악적 콘텐츠를 입힌 사회성 훈련, 행동치료, 언어치료 등 다양한 치료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임상적 검증을 위한 연구, 국내외적으로 다기관 공동 연구까지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소아정신과 의사 혼자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주변에 언어치료사, 행동치료사, 임상심리 전문가 그런 분들의 도움 없이 치료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해서 치료를 진행하고 있고요. 이걸 '다학제적 통합 팀 치료'라고 해요. 저희 센터에서는 치료자도 양성을 해서 교육하고 사설 기관의 치료자들을 직접 찾아가서 교육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일중: 그렇군요. '민윤기 치료센터'에서는 음악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아이들이 어떤 활용이 될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천근아: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우리가 느끼지 않습니까?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라는 검증된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언어가 좀 유창하고 인지 능력이 어느 정도 되어주는 아이들만을 위한 치료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래서 집단 치료는 기능이 떨어지고 언어 능력이 제한된 아이들한테는 시작하기가 어려운 치료였는데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입히니까 언어적인 한계나 인지적인 한계들이 허물어지더라, 그런 장벽들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더라는 것을 제가 직접적으로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가 음악적 치료를 활용한 연구도 아까 진행하겠다고 했잖아요. 음악으로 치료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도구가 향후에 자립 재활 프로그램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통합적인 플랫폼을 센터에서 만들겠다는 게 목표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라 미술, 운동 등 다양한 예체능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것을 기대하고 이분들이 직접 직업군으로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자립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사회적인 비용 감소에서 굉장히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일중: 그렇다면 이 MIND 프로그램은 어떤 단계별로 진행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천근아: 개별적으로 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일단 있어야 됩니다. 언어가 계속 무발화 상태에서 머물어 있으면 안 되잖아요. 언어도 향상시키는 언어치료 프로그램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성화를 시킬 것이고요. 그리고 사회성도 늘려주면 좋겠죠. 두 번째는 '직업 재활' 단계로 가서 아이들의 음악 재능을 활용해서 저희가 밴드도 구성을 하고 어느 정도는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두 번째고 세 번째는 '자립 및 사회 참여'예요. 아이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을 하고 청중들의 박수를 받고 이런 경험을 아이들이 한다면 '나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는구나'라고 스스로가 생각하게 되면 공연을 하는 거 그 자체가 청중들에게 주는 감동이라는 건 정말 존재하거든요. 그런 사회 참여까지도 확대하는 것이 목표가 되겠습니다.

김일중: 보통 저희가 '치료'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약물치료'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가지고 치료를 하는 것은 과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습니다.

천근아: 좋은 질문이에요. 저도 궁금증과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현대의학에서는 개발된 핵심 치료약물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근거 중심 치료가 ABA라고 대변이 되는 행동수정치료, 그 다음에 언어치료, 사회성 훈련 치료 그렇게 세 가지가 근거가 확립된 치료인데 사실 음악치료는 아직까지 임상적 근거가 조금 더 쌓여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저도 이번 기회에 공부를 해보니까 사실을 그렇지 않더라고요. 코크란 리뷰라는 논물에서 RCT 연구가 무려 10건, 165명을 대상으로 한 10건을 분석한 메타 분석 눈문이 실린 적이 있었어요. 음악치료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들에게 상호작용이라든지 비언어적인 소통 능력 향상이라든지 부모와의 관계가 개선됐다든지 효과를 냈다고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개발한 MIND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의 취지로 만들어진 것인데 기본적으로 저희가 확립된 치료, 검증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행동치료, 언어치료에 음악 콘텐츠를 입혔다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왜 'MIND'라고 이름을 지었냐, MIND는 M (Music), I (Interaction), N (Network), D (Diversity) 특히 Diversity는 다양성이라는 뜻인데요, 다른 하나의 존재로서 차이를 인정하자는 취지로 'MIND'라는 약어로 표기를 했고요. 치료 과정에 치료팀과 함께해 주신 분이 방탄소년단의 슈가 씨가 되겠습니다. 

김일중: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의 슈가 씨와의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천근아: 슈가 씨께서 원래부터 소아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보여 왔었다고 해요. 슈가 씨가 작년 (2024년) 11월에 저를 찾아와서 음악 재능 기부에 대한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김일중: 먼저 찾아왔습니까?

천근아: 네. 세브란스병원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도 운영하고 있고 또 하나의 계기는 제가 작년 가을에 자페스텍트럼장애 교과서를 출판을 한 적도 있고 그래서 발달장애 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그리고 소아청소년 정신장애에 워낙에 관심이 많았던 슈가 씨께서 협업의 파트너로 세브란스병원을 선택을 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만난 날을 정말 잊을 수가 없는데요. 그날 슈가 씨께서 제가 쓴 (자폐스펙트럼장애) 교과서를.. 500페이지에 달하거든요. 엄청 두꺼운 책이에요. 근데 그 책을 상당 부분 거의 읽고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 너무 심도 있고, 매우 날카로워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처음 만났을 때 슈가 씨는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먼저 밝혔었습니다. 슈가 씨의 좋은 취지와 음악 재능 기부 의사를 어떻게 우리가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제가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고 걱정이 많이 됐던 거는 사실이에요. 슈가 씨의 진정성에 이끌려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되겠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됐고 결국은 'MIND 프로그램'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가 씨하고 준비 과정부터 프로그램 진행 과정까지 쭉 지켜본 바로는 '아, 이분은 정말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왜냐하면 프로그램 참여 내내 한 번도 지각도 안 하고 오히려 저보다 더 일찍 와서 기타 연습하고 있고 치료자분들하고 미리 사전 준비 미팅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주말인데도 일찍 오셔 가지고 치료 준비를 하고 있다니'라는 생각에 그 광경을 보면서 굉장히 제가 숙연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호흡에 맞추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고 슈가 씨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진정으로 이 치료에 참여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고 큰 행복의 시간이고 힐림의 시간이겠구나라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든 치료자들이 상당히 그 진정성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요. 

김일중: 그러니까 슈가 씨가 교수님을 직접 찾아왔고 그 순간부터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는데.. 슈가 씨는 천근아 교수님의 책도 다 보고 했는데 교수님도 방탄소년단 노래 잘 아시죠?

천근아: 방탄소년단 워낙 유명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니까 당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Dynamite' 정도? (웃음) 슈가 씨의 '대취타' 정도 알고 있었어요.

슈가 씨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교수님,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면서요?" 자기가 정말 외면할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슈가 씨의 곡 중에도 'AMYGDALA'라고 뇌에 아주 조그마한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라는 영역이 있거든요. 그것의 영어 이름이 AMYGDALA예요. 정말로 뇌에 대해서 관심이 기본적으로 많고 정신 건강, 생각, 마음, 정서, 감정이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인식이 있는 분이셨고 그리고 또 하나는 (슈가 씨가) 발달장애 지인을 접하고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해요. 

김일중: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MIND 프로그램'인 거잖아요. 근데 슈가 씨가 세계적인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이었어요. 개인적인 시간이 아무래도 제한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직접 참여를 할 수 있었을까요?

천근아: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주말을 이용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각도 안 하고 열심히 참여를 해 주셨습니다. 

김일중: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MIND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단순히 음악 활동을 넘어서 아이들의 정서, 또 사회성을 키워주는 정교한 시스템이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요. 슈가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서 아이들과 교감을 했는지 그 부분도 궁금합니다. 

천근아: 저희가 총 10번에 걸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10번을 거의 90분간 진행했어요. 정말 인상적인 세션이 있었는데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라는 노래 아시죠?

김일중: 네~

천근아: 아주 유명하고 남녀노소가 다 아는 가요잖아요. 그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한 아이가 "저 이 노래 알아요!" 그런 거예요. 슈가 씨가 "너는 어떻게 이 노래를 알아?" 그랬더니 아이가 "저 아빠랑 캠핑 갈 때 맨날 들어요!" 라고 한 거예요. "저 이 노래 너무 잘 알아요!" 그러면서 목청껏 큰소리로 부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함께했던 치료자들이 행복하게 웃었던 기억이 나고요. 

김일중: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인 것 같아요. 세대를 뛰어넘는.

천근아: 바로 그거예요.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해지고 언어가 필요 없게 되는 거죠. 전 세계인들의 언어 장별을 허무는 게 음악 아니겠습니까?

비치돼 있는 악기들이 있었는데 네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 봐라 그랬더니 핸드벨을 선택한 애도 있었고 실로폰을 선택한 애도 있었고 북을 선택한 애도 있었고 전자 드럼을 선택한 아이도 있었고 본인이 좋아하는 혹은 자기가 원래 할 줄 아는 악기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을 갖고 온 아이도 있었고 다양한 악기를 선택해서 합주를 했었습니다. 그럴 때 슈가 씨께서 "먼저 네가 시작해 그럼 내가 맞출게" 자기가 그 호흡을 맞춘 거죠. 그리고 상대방한테 편지를 쓰게 하는 세션이 있었어요. (슈가 씨가) 언어 속도에 맞춰서 은은하게 기타로 배경을 깔아주기도 하고 리듬도 속도에 맞춰서 빨라졌다가 천천히 했다가 하면서 아이들이 말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참 흥미롭게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부모님께는 슈가 씨가 보조 치료자로,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걸 알렸지만 우리 아이들은 음악 선생님이 슈가 씨라는 걸 전혀 모른 채 참여를 했거든요. 음악 선생님인 줄을, 기타 치는 선생님인 줄을 전혀 모른 채 끝까지 참여를 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일중: 사실 이런 센터는 자금의 뒷받침 없이 힘들다는 건 아마 누구나 아실 것 같습니다. 슈가 씨의 기부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천근아: 슈가 씨께서 평소 청소년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보니까 소아 청소년 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 플랫폼, 하드웨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저하고 소통을 하면서 더 느끼게 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전격적으로 그런 전용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차오르게 되셨고 크게 50억 원이라는 재정적 후원을 해 주시게 됐습니다. 

김일중: 저는 금액을 여기서 처음 듣는데 놀랍네요. 앞으로 이 센터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요?

천근아: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을 저희가 직접 확인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 방식에 대한 제 편견과 의구심이 전환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저희가 임상적으로도 조금 더 효능을 검증하고 매뉴얼도 조만간에 발간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임상 논문도 쓸 예정입니다.

미술, 운동이나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으로까지 확장해서 다양한 직업군, 문화예술 직업군이 나올 수 있도록 '민윤기 치료센터'가 발판이 되도록 노력을 할 계획입니다. 단풍이 좋은 가을에는 뮤직 캠프를 꾸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슈가 씨께서는 지속적으로 저희에게 관심을 갖고 후원의 뜻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고 힘을 보태겠다고 저에게도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이 센터를 점점 확장시켜 나가고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김일중: '민윤기 치료센터'는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되는 첫걸음을 내딛는 곳이기도 하고요. 가족에게는 희망의 불빛이 되어 주는 공간입니다. 여기서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아이들과 가족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마음엔 음악이 흐르고 있고 그 안에서 꿈이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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